컥.. 보이스 피싱...
뉴스에서 볼 때는 누가 저런 걸 당하나 싶었다..
그런데 그런 일이 막상 나에게 닥치니.. 뭔가에 홀린듯 정신없이 보안카드 번호를 입력하고 있는 나..
충격적이야.. 다들 조심하세요.. 남 일이 아니예요...
몇일 전.. 점심을 먹고 기분좋게 차를 한잔 마시고 사무실로 들어오자마자 이상한 번호로 전화가 왔다..
1566-0112
112?? 경찰인가? 하고 전화를 받았다.
OOO씨 본인 맞으시죠? 주민번호 앞자리 OOOOOOO맞으시죠? 네...
경찰이란다. 전화번호 확인하란다. 서울지방경찰청 홈페이지 들어가서 번호 맞는지 확인하란다.
확인했다. 같은 번호다.
어떤 금융사기사건 범죄자가 잡혔는데, 그 사람 물품에서 내 OO은행 계좌가 발견되었단다.
저는 그런 계좌 없는데요...??
TV뉴스에서 대포통장이라고 보셨죠? 혹시 이 통장 파신거 아니예요? 확인해보고 파신 거면 같이 처벌됩니다..
자꾸 처벌이니,, 구속이니.. 이런 단어들을 들으며.. 겁을 잔뜩 집어먹고는 통화를 계속했다.
만약 내가 판 게 아니라면 내 정보가 유출되어 그사람들이 내 정보로 통장을 만들었단다.
그러니 나는 피해자 진술하고 신고서를 작성하란다...
무슨 녹취를 하고, 똑같은 질문 30분 넘게 하고... ㅜㅠ
이때까지도 난 잔뜩 겁을 집어먹고 순순히 대답하고 있었다.
신고서는 네이버에 서울지방경찰청 홈페이지를 검색해서 들어가란다. 거기서 뭐 누르고 뭐 눌러서 이래이래 적으란다.
시키는 대로 순순히 따라했다.
그다음에는 내 정보를 범죄자들이 다 알고 있으니 내가 사용하고 있는 계좌에도 손을 댈 수 있으니 보호 요청을 하란다. 경찰청 홈페이지에서 뭘 누르란다. 근데 그게 잘 안된다. 안된다고 했더니
그럼 주소를 불러줄테니 거기서 입력하란다. 또 순순히 입력한다.
계좌번호를 적고 비밀번호를 입력한다.
다음을 누르니 보안카드를 입력하란다.. 헐.. 4자리씩 50개 번호를 다 입력하란다.
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, 전화로 뭘 계속 물어보고 말시키면서 동시에 빨리 입력하란다. 정신없다. 입력한다 ㅜㅠ
아~~놔~~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한 행동이지만 완전 어이없다.
그런데 당시에는 너무 당황하고, 겁나고, 정신 없어서 내 행동에 대해 판단이 잘 안섰다.
나중에 알고보니 검색해서 들어간 홈페이지는 정식 서울지방경찰청 홈페이지가 맞고
뭐가 잘 안된다고 불러준 페이지는 완전 허접하기 이를 데 없는 그놈들 페이지였다(당시에는 알아채지 못했다 ㅜㅠ 아무것도 안보였으니까)
다행히 조금 지나서 알아차렸다. 이미 계좌 하나의 정보는 모두 알려 준 뒤였지만 ㅜㅠ
급히 전화를 끊고 신고해서 피해를 입지는 않았다.
물론.. 모든 비밀번호와 보안카드를 바꾸는 번거로움은 있었지만... 그래도 다행이다. 감사하다.
이번 일로 깨달은 것!! 나는 절대 안당할 것 같은데.. 사람이 당황하고 겁먹으니까 일시적으로 판단력이 상실되는 것 같다. 조심.. 또 조심해야 한다..
이런거 당했다고 어디가서 말하기도 창피하지만... 모두 다 같이 알고 잘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여 주위에 열심히 알리고 다닌다.
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보이스피싱 조심하세요~ 남 이야기가 아니예요 ㅠ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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